[레터 2호] “배당으로 월 300만 원 받으면 되지 않나요?” — 세금만 매년 655만 원이 나갑니다

어쩌다 은퇴자 레터
2호 · 2026.09.03

“배당으로 월 300만 원 받으면 되지 않나요?”

세금만 매년 655만 원이 나갑니다. 그래서 저는 그 계획을 접었습니다

18년 다닌 회사를 나오면서, 저는 배당주 투자를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었습니다. 월급이 끊기면 매달 들어오는 돈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배당만큼 그 자리에 어울리는 게 없어 보였습니다.

그런데 옮기기 전에 계산을 한 번 해봤습니다. 월 300만 원을 배당으로 받으려면 세금으로만 매년 655만 원이 나갑니다. 거기에 건강보험료가 따로 붙습니다.

저는 그 계획을 접었습니다. 이번 글에 그 계산을 그대로 공개하고, 대신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까지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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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산부터 해봤습니다

Q.은퇴를 앞두면 왜 배당을 먼저 떠올리게 될까요?

월급이 끊긴다는 게 생각보다 무섭습니다. 매달 들어오던 돈이 사라지니까, 그 자리를 대신 채워줄 뭔가가 필요하다고 느끼는 거죠.

요즘 배당으로 생활비를 만드는 이야기가 참 많습니다. 월 100만 원, 월 200만 원. 저도 그 영상들을 꽤 봤습니다. 다들 비슷한 생각을 하십니다. 월급이 끊기기 전에 배당이 들어오도록 세팅해두자는 겁니다.

Q.그런데 그 이야기들이 잘 안 다루는 게 있다고요?

배당에 붙는 세금이 생각보다 여러 겹이라는 겁니다.

계산을 그대로 보여드리겠습니다. 목표를 월 300만 원으로 잡겠습니다. 제 실제 생활비가 아니라 이야기하기 편한 기준 숫자입니다.

가정 · 세전 배당수익률 4% · 배당소득세 15.4%
항목 금액
손에 쥐어야 하는 돈 (연) 3,600만 원
세금 떼기 전 들어와야 하는 배당 4,255만 원
세금으로 나가는 돈 655만 원
필요한 원금 약 10억 6천만 원

여기까지는 검색하면 나오는 계산입니다. 문제는 그다음이었습니다.


세금은 한 겹이 아니었습니다

Q.15.4%로 끝이 아닌가요?

배당소득이 1년에 2,000만 원을 넘으면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이 됩니다. 다른 소득과 합쳐서 세금을 다시 계산한다는 뜻이고, 세율이 최고 49.5%까지 올라갑니다.

제 계산에서 나온 세전 배당이 4,255만 원이었으니, 기준의 두 배가 넘습니다.

Q.세금 말고 또 있나요?

제가 정작 놓칠 뻔한 게 건강보험료였습니다.

  • 지역가입자 — 이자와 배당을 합친 금융소득이 1,000만 원을 넘으면 그 금액 전부가 소득으로 잡힙니다.
  • 직장가입자 — 월급 외 소득이 2,000만 원을 넘으면 보험료가 따로 더 붙습니다.

2026년 보험료율이 7.19%입니다. 게다가 이 기준을 더 낮추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습니다. 확정된 건 아니지만 방향은 그쪽입니다.

저는 지금 부업을 하나 하고 있습니다. 그 위에 배당이 매년 4,000만 원 넘게 얹히면 어디까지 올라가는지 계산해봤어요. 배당을 받기로 결정하는 순간, 그 부담이 매년 자동으로 따라붙는 구조였습니다.

Q.세금이 이유의 전부인가요?

하나 더 있었습니다. 저는 이제 50대 초반이고, 은퇴는 했지만 앞으로 30년 넘게 이 돈으로 살아야 합니다.

배당형으로 갈아탄다는 건 그 30년의 성장을 상당 부분 포기한다는 뜻이었습니다. 배당을 많이 주는 자산은 대체로 많이 자라지 않으니까요. 지금 저한테는 아직 성장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자가배당을 씁니다

Q.자가배당이 뭔가요?

말은 어렵게 들리는데 하는 일은 단순합니다. 배당이 들어오기를 기다리는 대신, 제가 필요한 만큼을 직접 팔아서 현금으로 만드는 겁니다.

기업이 배당을 결정해주는 게 아니라 제가 시점과 금액을 정합니다.

Q.실제로는 어떻게 운용하고 계세요?

세 단계입니다.

  1. 1년 생활비를 계산합니다. 월 생활비에 12를 곱하면 됩니다.
  2. 그 두 배, 2년치를 미리 현금으로 만들어둡니다.
  3. 그 현금을 CMA에 넣어두고 매달 생활비만큼만 꺼내 씁니다.

저는 회사를 나오던 4월에 2년치를 먼저 만들어뒀고, 매년 한 번 다시 2년치가 차도록 채웁니다.

1년이 아니라 2년인 이유가 있습니다. 한 해 시장이 나빠도 팔지 않고 한 번은 넘길 수 있는 시간을 벌어두는 것입니다.

Q.“배당 받으면 신경 안 써도 되는데 왜 사서 고생하냐”는 말도 나올 것 같은데요.

맞는 말씀입니다. 배당은 편합니다. 제가 아무것도 안 해도 돈이 들어오니까요.

그런데 그 편함의 값이 제 계산으로는 매년 655만 원이었습니다. 건강보험료는 따로고요. 1년에 한 번 매도 주문을 넣는 대가로 그 돈을 아낄 수 있다면, 저는 넣는 쪽을 택하겠습니다.


세금이 붙는 자리가 다릅니다

Q.왜 세금이 달라지는 건가요?

배당과 매도는 세금이 붙는 자리가 아예 다릅니다.

  • 배당 — 받은 돈 전체에 세금이 붙습니다. 100만 원을 받으면 100만 원이 과세 대상입니다.
  • 매도 — 판 금액이 아니라 벌어들인 차익에만 붙습니다. 3,000만 원어치를 팔아도 그중 차익이 500만 원이면, 세금이 걸리는 건 500만 원입니다.

여기서 한 걸음 더 갑니다. 국내에 상장된 국내 주식형 ETF는 매매차익에 세금이 없습니다. KRX 금현물도 장내에서 사고팔면 매매차익이 비과세고요.

같은 300만 원을 손에 쥐는데, 한쪽은 세금을 떼고 나머지를 받고 다른 쪽은 뗄 게 없는 겁니다.

Q.그럼 전부 세금이 0원인가요?

아닙니다. 여기는 정확히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 국내에 상장돼 있어도 해외 지수를 따라가는 ETF는 매매차익에도 15.4%가 붙습니다.
  • 미국에 상장된 ETF는 양도소득세 22%입니다. 연 250만 원까지는 공제가 됩니다.

그래서 제가 미국 지수 ETF를 파는 부분은 세금이 없지 않습니다. 그건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Q.“연 10% 넘게 분배금 주는 상품도 있던데요?”

분배율이 높아 보이는 상품 중에는 벌어들인 돈이 아니라 원금을 쪼개서 돌려주는 구조가 섞여 있습니다. 통장에는 돈이 들어오는데 원금이 조용히 줄어듭니다. 숫자만 보고 들어가면 나중에 알게 됩니다.


그래도 배당이 맞는 분이 있습니다

Q.배당이 나쁘다는 이야기는 아니라고 하셨죠.

전혀 아닙니다. 배당형이 더 맞는 분이 분명히 있습니다. 두 가지 경우입니다.

  1. 완전히 일을 그만두셔서 다른 현금흐름이 전혀 없는 경우. 이때는 자산이 덜 자라더라도 매달 확실히 들어오는 돈이 주는 안정감이 더 중요할 수 있습니다.
  2. 쓰시는 생활비에 비해 자산이 충분히 많은 경우. 성장이 더 필요하지 않다면 굳이 복잡하게 갈 이유가 없습니다.

저는 두 경우 다 아니었습니다. 부업 소득이 있고 아직 성장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다르게 갔을 뿐입니다.

Q.이 방식이 앞으로도 계속 맞을까요?

저도 모릅니다. 2년치를 다 쓰고 나서 시장이 크게 빠져 있으면, 그때는 파는 게 부담스러울 겁니다.

은퇴하고 4개월이 지났습니다. 매달 CMA에서 생활비가 나가는데, 그 돈이 어디서 오는지를 제가 알고 있습니다. 시장이 오르내려도 올해 쓸 돈은 이미 확보돼 있어요. 그 차이가 생각보다 큽니다.

저도 계속 겪어보면서 이 방식이 맞는지 확인하는 중입니다. 달라지는 게 있으면 그것도 그대로 말씀드리겠습니다.

Q.이 글을 지금 보는 분이 오늘 할 수 있는 건 뭘까요?

계산기 하나면 됩니다. 은퇴를 앞두고 계시거나 은퇴를 고민하고 계신 분이라면 이것부터 해보시면 좋겠습니다.

오늘 저녁 5분

  1. 월 생활비에 24를 곱해봅니다. 그게 2년치입니다.
  2. 그 숫자가 지금 현금으로 얼마나 준비돼 있는지 확인합니다.
  3. 부족하다면 무엇을 팔아서 채울지를 미리 정해둡니다.

급할 때 정하면 늘 비싼 선택을 하게 됩니다. 미리 정해두는 것과 그때 가서 정하는 것의 차이가 여기서 갈립니다.

다만 한 가지는 짚어두겠습니다. 세법과 건강보험료 부과 기준은 사람마다 상황이 달라서, 금액이 크거나 애매한 부분이 있으면 움직이시기 전에 한 번 확인받으시는 걸 권해드립니다.

영상에는 이 글에 담지 않은 것이 있습니다

배당형을 검토하다 접기까지 제가 실제로 어떤 순서로 계산했는지, 그리고 세금이 붙는 자리가 어떻게 갈리는지를 그림으로 따라가는 부분입니다. 글로는 표 한 장이지만, 영상에서는 같은 300만 원이 두 갈래로 갈리는 걸 눈으로 보시게 됩니다. 8분 46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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